활인심방으로 몸도 마음도 건강
전북도민일보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리는 전통 수양법, 현대 명상과 만나다.

활인심방(活人心方)으로 유림(儒林)들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활인심방이란 ‘사람을 살리는 마음의 방법’이라는 뜻이다. 몸을 고치려고 마음을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먼저 마음을 고요하게 바라보면 몸도 편안해지기 시작하는 원리다.
약골이었던 퇴계 이황선생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로 활인심방 수양법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전주 향교에서 유림들이 선조들의 수양법을 계승하는 한편으로는, 내 건강을 챙기기 위해 수행하고 있다.

이 수행의 핵심은 건강 체조에 이어 자기 마음을 살펴보는 ‘호흡법’이다. 현대 명상과 거의 비슷하다.
현대 명상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는 ‘알아차림’이다. 지금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활인심방의 정신 역시 마음의 움직임을 살피는 데서 출발한다.
화가 나면 즉시 화를 행동으로 옮기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욕심이 생기면 그 욕심에 끌려가기보다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는 것이다. 감정을 없애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활인심방에서 가장 중요한 호흡
호흡은 이러한 수양의 중요한 매개가 된다.
현대의 호흡명상에서는 먼저 자신의 호흡을 편안하게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어서, 숨을 들이쉴 때 단전을 크게 부풀린다. 내쉴 때는 아랫배가 척추 부위까지 쑥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숨을 깊게 내쉰다. 이런 방법으로 20~30여 차례를 반복한다. 들숨과 날숨을 크게 하다보면 호흡에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이어서 마음이 고요해지기 시작한다.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의 상태를 돌아볼 수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주목할 부분은 ‘분노를 다스리는 힘’이다.
사람은 누구나 화를 낸다. 문제는 화 자체보다 화가 난 순간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있다. 명상에서는 화가 올라오는 순간 ‘나는 지금 화가 났구나’라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한다.
그 짧은 순간이 중요하다.
화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화를 바라보는 것이다. 한 번 숨을 고르고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면 즉각적인 반응과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생긴다. 활인심방의 마음 수양도 이러한 자기절제와 무관하지 않다.
활인심방을 현대 명상으로 연결하는 방법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아침에 눈을 뜬 뒤 5분 동안 조용히 앉아 자신의 호흡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걸을 때는 휴대전화 화면 대신 발걸음과 몸의 움직임을 느껴볼 수 있다. 식사할 때는 음식을 천천히 씹으며 맛과 향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국 명상은 특별한 공간에서만 이루어지는 수행이 아니다. 일상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고, 순간순간 자신을 다스리는 생활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활인심방은 현대인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강성수 전교
#은퇴 이후 길어진 삶…활인심방 부각
특히 고령화와 함께 은퇴 이후의 삶이 길어지는 지금, 마음을 돌보는 수양의 중요성은 더욱커지고 있다. 사회적 역할에서 벗어난 이후 찾아오는 공허감과 외로움,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는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와도 연결된다.

임형호 명상강사
이때 명상은 특별한 비용이나 시설 없이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루 10분의 호흡, 잠시 멈추어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 천천히 걷는 습관,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기 전에 한 번 더 숨을 고르는 것. 작은 실천이지만 반복되면 삶의 태도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
활인심방의 ‘활인(活人)’은 결국 사람을 살린다는 의미다. 남을 살리기 전에 자신의 몸과 마음부터 돌보는 일이 필요하다.
수백 년 전 퇴계가 실천했던 활인심방은 오늘날의 명상과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전주향교 강인숙 총무는 “명상 시간에 지역 주민들은 물론, 소득이 줄어든 은퇴자들이 함께 하고 있어 의미가 깊다”며 “호흡을 통해 마음을 평안하게 유지하고, 몸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서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전북도민일보 한종식 도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