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九雲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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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九雲夢)-43 구운몽 下-20 덧글 0 | 조회 587 | 2015-07-07 16:43:12
학전  

구운몽(九雲夢)-43 구운몽 下-20

 

옛날 현종(玄宗) 황제 시절에 궁중에 한 미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부운이요, 얼굴은 일색이었습니다. 이태백이 그 미인을 보고자 황제께 청하였지만 겨우 말소리만 듣고 얼굴을 보지 못하였는데, 저는 대왕의 네 선녀를 보니 천상 선인(仙人)인가 하거니와 저 미인의 이름은 무엇이라 합니까?"
  월왕이 말하였다.
  "저 미인은 금릉(金陵)의 두운선(杜雲仙)이요, 진류(陣留)의 소채아(少蔡兒)요, 무창(武昌)의 만옥연(萬玉燕)이요, 장안(長安)의 호영영(胡英英)입니다."
  승상이 말하였다.
  "만옥연의 이름을 들은 지 오래되었는데, 그 얼굴을 보니 과연 소문과 같습니다."
  월왕이 또 섬월의 성명을 들은 바 있어 물어 말하였다.
  "이 양랑자를 어디서 얻으셨습니까?"
  승상이 말하였다.
  "제가 과거 보러 오는 날에 마침 낙양 땅에서 섬월은 제 스스로 좇아왔고, 경홍은 연나라를 치러갈 때 한단(邯鄲) 땅에서 스스로 좇아왔습니다."
  월왕이 손벽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승상이 한림을 띠고 황금인을 차고 도적을 쳐 승전하고 돌아오니 적낭자가 알아보기는 쉬웠겠지만, 계낭자는 승상이 곤궁할 때 부귀할 줄을 알았으니 기특하구나."
  하고, 술을 가득 부어 섬월에게 상으로 주었다.
  승상과 월왕이 장막 밖의 무사들이 활 쏘고 말 달리는 것을 보고 있다가 월왕이 말하였다.
  "미인이 말타는 재주를 봄직 하기에 궁녀 수십 인을 가르쳤는데 승상 부중(府中)에도 또한 있습니까? 원컨대 함께 활 쏴 사냥하며 한 즐거움을 ??[원문에 없음]지이다."
  승상이 크게 기뻐하여 즉시 수십 인을 뽑아 월궁녀와 승부를 다툴 때, 경홍이 고하여 말하였다.
  "비록 활을 잡아보지는 아니하였으나 남이 활 쏘는 것을 익히 보았으니 잠깐 시험코자 합니다."
  승상이 기뻐해 즉시 찬 활을 끌러 주었다.
  경홍이 여러 미인에게 말하였다.
  "비록 마치지 못하여도 웃지 말라."
  하고, 말에 올라 채찍질을 하는데 마침 꿩이 날자 쏴 말 아래 떨어뜨리니, 승상과 월왕이 다 놀라고 월궁 미인이 모두 탄복하며 말하였다.
  "우리는 십 년 헛공부를 하였다."
  계섬월과 적경홍이, '우리 두 사람이 월왕의 미인들에게 첫 자리를 사양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로워 안타깝구나.'라고 생각하며, 문득 바라보니 두 미인이 수레를 타고 장막 밖에 와 고하였다.
  "양승상의 소실(小室)입니다."
  하고, 수레에서 내리거늘 보니 하나는 심요연이요, 또 하나는 완연히 꿈 속에서 보던 동정 용녀였다. 승상께 절하며 알현하니 승상이 월왕을 가리켜 말하였다.
  "이 분은 월왕 전하시다."
  두 사람이 예로써 알현하였다.
  두 사람이 계섬월, 적경홍과 함께 앉아 있는데 승상이 월왕에게 말하였다.
  "저 두 사람은 내가 토번을 정발할 때 얻었지만 미처 데려오지 못하였는데, 오늘 이 성대한 모임을 듣고 온 듯합니다."
  왕이 그 두 사람을 보니 자색이 섬월과 같았지만 고고한 태도와 뛰어난 기운은 더하였다. 왕이 기이히 여기고 월궁의 미인들도 다 안색이 바뀌었다.
  왕이 물어 말하였다.
  "두 낭자는 어디 사람이며 성명은 누구냐?"
  하나가 말하였다.
  "첩은 심요연입니다."
  하고, 또 하나는 말하였다.
  "백능파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두 낭자에게 무슨 재주가 있느냐?"
  요연이 말하였다.
  "변방 밖 사람이라 사죽(絲竹) 소리를 듣지 못하였으니 대왕께서 즐기실 바는 없지만 다만 허랑한 검술을 배워 용진(龍陳)은 압니다."
  월왕이 크게 기뻐하여 승상에게 말하였다.
  "현종조에 공손대랑(公孫大娘)이 검무로 유명하였지만 후세에 전해지지 않아 항상 두보의 글만을 읊고 쾌히 보지 못함을 한탄하였는데, 낭자가 능히 하면 쾌할 일이다."
  하고, 승상과 각각 찬 칼을 끌러 주었다. 요연이 한 곡조를 추니 자유자재로 변화하여 신통 기이한 법이 많아 왕이 놀라 정신을 잃었다가 한참 후에 말하였다.
  "세상 사람이야 어찌 저럴 수 있겠는가, 낭자는 진실로 신선이구나."
  하고 또 능파에게 물으니 대답하여 말하였다.
  "첩은 상강(湘江) 가에 살기에 항상 비파 타는 노래를 때때로 익혔으나 귀한 분께서 들음직은 할 듯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상비(湘妃)의 비파 소리를 옛사람의 시구(詩句)를 통해서나 알 수 있었을 뿐이다. 낭자가 능히 하면 쾌할 일이다. 어서 타라."
  능파가 한 곡조를 타니 맑은 노래와 신통한 술법(術法)이 사람을 슬프게 하고 조화를 아는 듯하였다.
  왕이 기이히 여겨 말하였다.
  "진실로 인간의 곡조 아니다. 정말로 선녀구나."
  날이 저물어 잔치를 파하니 가무에 상으로 내린 금과 비단이 헤아리지 못할 정도였다. 승상과 월왕이 각각 풍류를 여러 가지로 갖추어 성문에 들어오니 장안 사람이 뉘 아니 구경하며 백 세 노인도 혹 감탄하며 말하였다.
  "현종 황제가 화청궁(華淸宮)에 거동하실 때 위엄이 이와 같았는데 오늘 또 다시 보는구나."
  이때 두 공주가 진가(秦家)의 두 낭자를 데리고 대부인을 모셔 승상이 돌아오기를 밤낮으로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