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九雲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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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九雲夢)-41 구운몽 下-18 덧글 0 | 조회 600 | 2015-07-02 00:15:54
학전  

구운몽(九雲夢)-41 구운몽 下-18

 

각설이라.
  승상이 십육세에 모친께 이별하고 과거에 갔다가 다시 사 년 사이에 대승상 위국공이 된 위의를 갖추고 대부인께 돌아가 뵈니, 부인 유씨가 손을 잡고 등을 어루만지며 말하였다.
  "네가 진실로 내 아들 양소유냐? 근근히 너를 기를 때 이리 될 줄 어찌 알았겠느냐?"
  하고, 반가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여 손을 잡고서 눈물을 흘렸다.
  승상이 조상의 무덤을 깨끗이 한 후 제사지내고 임금께 받은 금과 비단으로 대부인을 위하여 친구와 일가 친척을 다 청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대부인을 모셔 경성으로 올라 갈 때, 각도(各道)의 수령이며 여러 고을의 태수(太守)들이 뉘 아니 모셔 따라오지 않았겠는가?
  황성에 이르러 대부인을 모셔 승상부에 모시고 들어가 황제와 태후께 입조하니 황제가 불러 만나보고 금과 비단을 많이 상사(賞賜)하거늘, 택일하여 임금께서 내려준 새 집에 모시고 두 공주와 진숙인, 가유인을 다 예로써 알현(謁見)하고 만조 백관을 청하여 삼 일을 잔치할 때, 궁실 거처의 휘황함과 풍악 음식의 찬란함은 세상에 비할 데 없었다.
  한참 후에 문지기가 고하였다.
  "문 밖에서 두 여자가 승상과 대부인 뵙기를 청합니다."
  승상이 말하였다.
  "분명 계섬월과 적경홍이다."
  하고, 대부인께 고하고 부르자, 섬월과 경홍이 머리를 숙여 계단 아래에 서 뵈니 진실로 절대 가인이어서 모든 손님들이 다 칭찬해 마지 않았다. 진숙인이 섬월과 옛정이 있기에 서로 만나 슬픔과 기쁨을 이기지 못하였다.
   영양공주가 섬월을 불러 술 한 잔을 주어 말하였다.
  "이것으로 나를 천거한 공을 사례한다."
  대부인이 말했다.
  "너희는 섬월에게만 사례하고 두련사의 공은 생각지 아니하느냐?"
  승상이 말하였다.
  "오늘날 이렇게 즐기는 것은 다 두련사의 덕이다."
  하고, 즉시 사람을 자청관(紫淸觀)에 보내어 청하니 두련사는 촉나라에 들어가고 없었다.
  이로부터 승상부 창기(娼妓) 팔백인을 동부와 서부를 만들어, 동부 사백은 섬월이 가르치고 서부 사백 인은 경홍이 가르치니 가무가 날로 새로워, 비록 이원(梨園)의 배우들이라도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하루는 공주와 여러 낭자가 대부인을 모셔 앉았는데, 승상이 한 편지를 들고 들어와 난양을 주어 말하였다.
  "이는 월왕의 편지니 보십시오."
  난양이 펴보니 다음과 같았다.
  "지난번 국가에 일이 많아 낙유원(樂遊原)에 말을 머물게 하는 좋은 기회와 곤명지(昆明池)에서 배 타고 노는 즐거운 일을 이제껏 못하였는데, 지금 황상의 넓으신 덕과 승상의 공명을 힘입어 천하태평하였으니, 원컨대 승상과 함께 봄빛을 구경코자 합니다."
  난양이 승상께 말하였다.
  "월왕의 뜻을 아시겠습니까?"
  승상이 말하였다.
  "봄빛을 희롱코자 하는 것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난양이 말하였다.
  "월왕의 뜻이 본디 풍류를 좋아하여 무창(武昌)의 명기(名妓) 만옥연을 얻어두고, 승상 궁중에서 보았던 미인들과 한번 다투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승상이 웃으며 말하였다.
  "과연 그렇소이다."
  영양공주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아무리 노는 일이라도 어찌 남에게 질 수야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