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九雲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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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九雲夢)-32 구운몽 下-9 덧글 0 | 조회 603 | 2015-06-14 15:44:52
학전  

구운몽(九雲夢)-32 구운몽 下-9

 

공주가 말하였다.
  "여상(呂尙)은 어부였지만 문왕(文王)이 한 수레에 탔고, 후영(候 )은 문지기였지만 신능군(信陵君)의 고삐를 잡았습니다. 더구나 소저는 재상가 처녀인데 어찌 사양하겠습니까?"
  하고, 손을 이끌어 가마를 타고 갔다.
  난양공주가 소저를 궐 문 밖에 세우고 궁녀에게 명하여 호위케 한 후, 공주가 들어가 태후께 입조(入朝)하고 정소저의 자색과 덕행을 아뢰었다.
  태후가 감탄하여 말하였다.
  "그러하다면 양상서가 부마를 어찌 사양치 아니하겠는가?"
  하고, 궁녀에게 명하여 말하였다.
  "정소저는 대신의 딸이요, 양상서의 납채를 받았으니 일품조복(一品朝服)을 입고 입조하라."
  궁녀가 의복함을 가져와 정소저께 고하자 소저가 말하였다.
  "첩은 천녀(賤女)의 몸이니 어찌 조복(朝服)하겠습니까."
  태후가 듣고 더욱 기특히 여겨 불러 들어가니 궁중 사람이 다 감탄하여 말하였다.
  "천하 일색이 우리 공주님뿐인가 하였는데 또 이 소저가 있는 줄을 어이 알았겠는가?"
  소저가 예를 마치자 태후가 명하여 자리를 주고 말하였다.
  "양상서는 일대 호걸이요, 만고 영웅이다. 부마를 정하려고 하였는데 너의 집이 납채를 먼저 받았다기에 억지로 빼앗지 못하여 난양의 지휘(指揮)로 너를 데려 왔거니와, 내 일찍이 두 딸이 있다가 한 딸이 죽은 후에 난양만 두고 외롭게 여겼는데, 네 자색과 덕행이 족히 난양과 형제될 만 하구나. 너를 양녀로 정하여 난양이 너를 잊지 못하는 정을 표하고자 한다."
  소저가 말하였다.
  "첩이 여염집 천인으로 어찌 난양공주님과 형제가 되겠습니까? 복을 잃을까 두렵습니다."
  태후가 말하였다.
  "내가 이미 정하였으니 무슨 사양하느냐? 또 네 글 재주가 용타하니 글 한 구를 지어 나를 위로하라. 옛날 조자건(曹子健)은 <칠보시(七步詩)>를 지었으니 너도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재주를 보고자 한다."
  소저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소저가 글은 잘 못하지만 낭랑의 명을 어찌 거스르겠습니까?"
  난양이 말하였다.
  "정씨를 혼자 시키기 미안하니 소녀가 함께 짓겠습니다."
  태후가 크게 기뻐하여 필먹을 갖추고 궁녀를 명해 앞에 세우고 글의 제목을 낼 때, 이때는 춘삼월이다. 벽도화(碧桃花)가 많이 핀 속에 까치가 짖자, 그것으로 글제를 내니 각각 붓을 잡고 써 드렸는데, 궁녀가 겨우 다섯 걸음을 옮겼을 뿐이었다.
  태후가 다 보시고 칭찬하여 말하였다.
  "내 두 딸은 이태백과 조자건이라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때 천자가 태후께 입조하자 태후가 말하였다.
  "내 난양의 혼사를 위하여 정소저를 데려다가 내 양녀를 삼아 함께 양상서를 섬기고자 하니 어떠하오?"
  상이 말하였다.
  "낭랑의 훌륭한 덕은 고금에 없습니다."
  태후가 정소저를 불러,
  "황상께 입조하라."
  하자, 정소저가 즉시 들어와 뵈니 상이 여중서(女中書) 진씨 채봉을 명하여 비단과 필먹을 가져오라 하여, 친필로 '정씨를 영양공주로 봉한다.'하고 차례를 형으로 하니 영양공주가 땅에 엎드려 말하였다.
  "첩은 본디 미천한 사람인데 어찌 난양의 형이 되겠습니까?"
  난양이 말하였다.
  "영양은 재덕(才德)이 내 위이니 어찌 사양하십니까?"
  황상이 태후께 여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