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 (九雲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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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九雲夢)-28 구운몽 下-5 덧글 0 | 조회 443 | 2015-06-01 15:06:13
학전  

구운몽(九雲夢)-28 구운몽 下-5

 

"우리 낭자가 상서께 예로써 알현(謁見)합니다."
  상서가 놀라 피하고자 하나 좌우 시녀가 붙잡으니 어쩔 수 없었다. 용녀가 예를 갖추어 절을 한 후에 상서가 시녀를 명하여,
  "전상(殿上)에 모셔라."
  하나, 용녀가 사양하고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자 상서가 말하였다.
  "양소유는 인간 천하 사람이요, 낭자는 용궁 선녀인데 어이 이토록 과히 하십니까?
  용녀가 일어나 재배하고 말하였다.
  "첩은 동정 용왕의 딸입니다. 부왕(父王)이 옥황상제께 조회(朝會)할 때, 장진인(張眞人)을 만나 첩의 팔자를 물어보니 진인이 말하였습니다. '이 아기는 천상 선녀입니다. 죄를 짓고 용왕의 딸이 되었으나 인간 양상서의 첩이 돼 영화를 얻어 백년해로하다가 다시 불가(佛家)에 돌아가 극락세계에서 천만 년을 지낼 것입니다.' 부왕이 이 말을 듣고 첩을 각별히 사랑하셨는데, 천만 뜻밖에 남해 용왕의 태자가 첩의 자색을 듣고 구혼하니 우리 동정은 남해 소속이라 부왕이 거역하지 못하여 몸소 가 장진인의 말로 변명하셨지만, 남해 왕이 요망타 하고 구혼을 더욱 급히 하였습니다. 그래 첩이 생각다 못해 피하여 이 물에 와 살고 있는데, 이 물의 이름은 백룡담(白龍潭)입니다. 물빛과 맛을 변하게 하여 사람과 물상을 통치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서를 청하여 이 더러운 땅에 오시게 하여 신세를 부탁하니 상서의 근심은 첩의 근심이라 어찌 구완치 아니하겠습니까? 그 물 맛을 다시 달게 할 것이니 군사가 먹으면 자연 병이 나을 것입니다."
  상서가 말하였다.
  "낭자의 말을 들으니 하늘이 정한 연분입니다. 낭자와 동침함이 어떠합니까?"
  용녀가 말하였다.
  "첩의 몸을 이미 상서께 허락하였으나 부모께 고하지 아니하였으니 불가하고, 또 남해 태자가 수만 군을 거느리고 첩을 얻고자 하니 그 우환이 상서께 미칠 것이요, 첩이 몸의 비늘을 벗지 못하였으니 귀인의 몸을 더럽힘이 불가합니다."
  상서가 말하였다.
  "낭자의 말씀이 아름다우나 낭자의 부왕이 나를 기다리니 고하지 아니하여도 부끄럽지 아니하고, 몸에 비늘이 있으나 신선의 연분을 정하였으면 관계치 아니하며, 내 백만 군병을 거느렸으니 남해의 태자를 어찌 두려워 하겠소."
  하고, 용녀를 이끌고 취침하니 그 즐거움은 꿈도 아니요, 인간보다 백배나 더하였다.
  날이 새지 않았는데 북소리가 급히 들리거늘, 용녀가 잠을 깨어 일어나 앉으니 궁녀가 들어와 급히 고하였다.
  "지금 남해 태자가 무수한 군병을 거느리고 와 산 아래에 진을 치고 양상서와 사생을 다투고자 합니다."
  상서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미친 아이가 나를 어찌 하겠는가."
  하고, 일어나 보니 남해 군병이 백룡담을 여러 겹으로 에워싸고 함성 소리가 천지에 진동하였다.
  남해 태자가 외치며 말하였다.
  "네 어떤 것이기에 남의 혼사를 방해하느냐? 너와 사생을 결단하겠다."
  하거늘, 상서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동정 용녀는 나와 부부의 인연이 있어 하늘과 귀신이 다 아는 일인데, 너 같은 버러지가 감히 천명(天命)을 거스르느냐?"
  하고, 깃발로 지휘하여 백만 군병을 몰아 싸우자 천만 수족(水族)이 다 패하였다. 원참군(參軍) 별주부와 잉어제독을 한 칼에 베고 남해 태자를 사로잡아 죄를 묻고 놓아주었다.